Linggo, Marso 6, 2011

세계장신구박물관 czech jewellery exhibition

fashion interview

서울 종로구 화동의 세계 장신구 박물관에서는 체코 장신구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프라하의 연인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체코공화국대사관과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보헤미안 가넷’으로 세계적 명성을 누려온 체코 가넷 작품과 현대 장신구를 함께 볼 수 있는 특별전이다.

1 석류의 꿈을 닮은 보석, 가넷
체코의 자랑거리인 가넷은 인류와 함께 해온 가장 오래된 보석이기도 하다. 신의, 충의, 진실, 헌신을 상징하는 가넷은 ‘씨앗 같은’의 뜻을 가진 라틴어 ‘가라나투스’에서 유래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선물을 의미하며 영원함을 의미하는 가넷은 색깔이나 선명도를 제고시키기 위해 특수처리를 하는 다른 보석과 달리 어떤 손질도 하지 않은 솔직한 보석이기도 하다. 북미와 중남미의 원주민과 아프리카 종족 지도자들은 가넷을 신성한 돌로 여겼다. 고대 이집트인, 그리스인, 로마인들은 모두 가넷 장신구를 착용했는데 이는 밤에 불을 밝혀 악귀를 물리치고 사고를 방지해주는 강력한 부적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으며 그리스인들은 어린아이들이 익사하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어두운 밤에 길안내를 해준다고 믿었다. 이집트인들은 독과 식중독의 해독제이며 피부염증을 치료해주고 열을 떨어뜨리며 심장박동을 정상화시키고 우울증과 간 질환을 치유하는 힘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2 ‘취약한 미’시리즈 목걸이  by 스바토플루크 카살리

“나의 작은 장신구는 체코의 유리전통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디자인된 것이다. 유리와 금속, 두 가지 재료를 결합해 너무 캐주얼하거나 실체적이 아닌 것으로 보이거나 지나치게 회화적인 모습을 띄지 않도록 힘을 기울인다.”

2 목걸이 by 파벨 오포첸스키
“1989년 이후의 작품은 수렐이라 불리는 흰색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으며 1993~1994년에는 칼라코어라 불리는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2000~2003년에는 옥, 연옥, 마노, 녹옥 등의 준보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내 작품과 그 제작과정은 선택한 재료의 성질이 결정해 주는 것이고 작품 형태는 도형 기하학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3 ‘포옹’ 브로치 by 스타니슬라바 그레베니츠코바
“유리는 그 어떤 재료보다도 친밀하다. 보통은 구하기 쉬운 판유리를 사용하지만 다양한 성분의 혼합물을 불가마에서 구어서 만든 나만의 독창적인 유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유리는 뛰어난 표현성과 창조적 성격 때문에 현대 장신구에 알맞은 가장 현대적 재료라고 믿는다.”

4 나선형 목걸이 by 에바 아이슬러
“공예품의 경지를 넘어선 예술작품으로서의 장신구는 작은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넘치는 개성을 바탕으로 절제된 인식을 끌어내고 다듬은 에바 아이슬러의 작품에는 이 세상의 하부구조에 대한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구겐하임 문화재단 명예관장  Thomas M. Messer.

5 목걸이 by 페트로 드보르작
“나는 사람의 몸에 착용하지 않을 때에도 그것이 장신구임을 확연히 알 수 있는 장신구를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그것은 기능적일 필요 없이 그 자체가 장신구가 된다. 내 작품의 기본지침은 기능적인 것과 형태적인 것이 아름답게 혼합되어 새로운 장신구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장신구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과 착용한 사람의 혼이 녹아 있다

서울 종로구 화동 박물관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빗살무늬의 구릿빛 외벽, 은빛으로 빛나는 문, 금빛의 로고가 보석상자 같은 건물을 만나게 된다. 굳게 닫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둠 속에서 호박과 에메랄드, 비즈 등을 활용한 전통 장신구부터 머리장식, 귀고리, 팔찌, 발찌, 에티오피아 십자가  까지 독특한 전통 장신구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은 이강원 관장이 30여 년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미, 파키스탄, 콜롬비아 등을 돌며 수집한 3천여 점의 장신구들이 한데 모아져 있는 세계장신구박물관이다.

장신구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과 착용한 사람의 혼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는 이강원 관장의 전통 장신구 수집은 30여 년 전 외교관이었던 남편을 따라간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었다. 시장에서 한 여인이 했던 은 목걸이를 보는 순간 그 아름다움에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은 그녀는 장신구란 단순히 몸을 장식하는 도구가 아닌 사람의 품격을 나타내주는 몸의 일부임을 느끼고는 장신구 컬렉터를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았다.

그날 이후 좋은 장신구를 만나는 일이라면 먼지가 풀풀 날려 잠시만 앉아 있어도 목이 따끔거리는 골동품 가게, 무릎까지 빠지는 진흙탕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는 팔찌가 너무 아름다워 손목을 잡아 보려다 소매치기로 오해받아 매를 맞을 뻔한 일도 있었다. 귀한 목걸이가 장터에 나왔다는 소리에 내전 중인 나라에 ‘잠입’하기도 했다. 한번은 어느 부족의 추장 부인이 착용했던 팔찌를 찾으러 간 그녀를 도둑으로 오해해 낫, 곡괭이를 들고 나온 부족 사람들에게 공격당할 뻔했던 적도 있다. 

이처럼 그녀가 수집해온 장신구들은 문명 발생지역에서 사용했던 장신구들이 많다.

장인의 손길과 그 지역의 문화를 표현하고 있는 것은 물론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부적의 의미, 약속이나 언약의 의미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건축가 김승회 씨가 설계한 박물관은 내부 면적은 70여 평에 불과하지만 각 벽면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인테리어로 전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원형을 모티브로 한 ‘호박의 집’과 사각형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팔찌와 반지의 벽’을 만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화려하고 큼직한 목걸이를 소개한 ‘세계의 목걸이 방’, 남미 원주민들의 뛰어난 금 세공기술을 보여주는 ‘엘도라도의 방’, 두 개의 긴 원이 서로 꼬인 에티오피아 십자가를 비롯해 각종 십자가 장식이 빼곡한 ‘십자가의 방’이 자리하고 있다. 2층에는 ‘근대 장신구의 방’이 눈길을 끈다. 마치 금속으로 만든 대나무 숲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전시공간은 기존의 박물관에서는 보기 힘든 디스플레이다.

기둥 속에서 고요히 빛나고 있는 19세기~1950년대까지의 아르누보, 아르데코 스타일의 장신구를 비롯한 현대 장신구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프리카의 가면이 전시된 ‘가면의 벽’, 유리구슬 장신구가 즐비한 ‘비즈와 상아의 방’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장신구 중 하나는 1층 남미방에 전시된 전 세계에서 일곱 개밖
에 없다는 엘도라도 의식용 뗏목. 남미 원주민들의 정교한 금 세공기술과 추상적인 문양은 탄성이 절로 나온다고. 에티오피아 십자가 전시실 또한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모든 십자가는 세로가 가로보다 긴 라틴 십자가나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그리스 십자가를 기초로 제작됐지만 4세기에 기독교로 개종한 에티오피아는 십자가의 기본 틀은 간직한 채 그 안에 종교적·조형적 아름다움을 불어넣었다. 평화를 상징하는 새와 영원함을 나타내는 매듭, 유대교를 대변하는 다윗의 별 등을 아름답게 십자가에 융합했다.

뿐만 아니라 탄자니아 남자들이 비를 기원하는 제사 때 몸에 두르는 임산부 배 모양의 장신구, 목을 지탱하기조차 힘들만큼 무거운 오만의 결혼 목걸이 등 어느 하나 소홀히 지나칠 것이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처럼 전통 장신구를 사랑한 그녀는 2004년, 평생 수집한 것을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자비를 들여 건물을 세우고 박물관을 개관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통 장신구를 수집하는 사람은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각 1명, 그리고 이강원 관장까지 단 세 명뿐이다. 하지만 박물관을 세운 것은 그녀뿐이라고. 즉 세계장신구박물관은 전 세계에 자랑해야 할 문화유산인 것이다. 독일과 그리스에 커다란 장신구 박물관이 있기는 하지만 전부 화려한 보석류에 치중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여성조선
진행 윤미 기자 사진 안호성 참고서적 <LOVERS FROM FRAGUE CZECH JEWELLERY> (세계장신구박물관) 장소 세계장신구박물관(02-73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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